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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기사

있는 그대로, 포장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가수

 

있는 그대로, 포장하지 않아서 더 매력적인 가수

[현장] 제6회 헌혈톡톡콘서트를 찾은 가수 홍경민, 그와의 짧은 대화

 

  김연희 기자, 편집 곽우신 기자

 

 

 

 

 

▲  제6회 헌혈톡톡콘서트를 찾은 가수 홍경민씨는, 이날 무대를 마치 자신의 콘서트인양 진행해 열광의 도가니를 만들었다.  
 

"아냐 이게 아닌데 왜 난 자꾸만 친구의 여자가 좋을까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왜 내 맘속엔 온통 그녀 생각뿐일까 봐 친구 몰래 걸려온 그녀의 전화가 난 왜 이리도 설렐까…."

 

'흔들린 우정'의 반주가 시작되자마자 관람석의 반응은 더 뜨거워졌다.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부르는 노래였다. 잘 알려진 노래여서인지 관중 중에서는 따라 부르는 사람도 꽤 많았다. 한바탕 광란의 무대가 지나갔지만,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았다. 이어지는 트로트 메들리. 몇몇 관객은 일어서서 춤을 추기도 하며 콘서트의 현장을 만끽했다.

 

가수 홍경민씨가 제6회 헌혈톡톡콘서트를 찾았다. 지난 12일, CTS아트홀에서 백혈병환우회가 주최하는 수혈자와 헌혈자와의 만남 헌혈톡톡콘서트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이야기가 채워졌다. 역시 콘서트의 재미는 음악. 홍경민은 헌혈톡톡콘서트의 마지막 시간을 마치 자신의 콘서트인양 진행해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끌어냈다.

 

빵 때문에 헌혈을 했다는 경험담 소개


 
▲  헌혈과 관련된 행사에 온 만큼 뭔가 이야기를 꾸밀 법도 하지만 홍경민씨는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오늘 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런 의미 있는 곳을 찾아올 줄은 몰랐거든요. 가수로서 노래를 의미 있는 곳에서 부를 수 있어서 보람되기도 하네요."

 

헌혈톡톡콘서트에 참여한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은 반성도 하게 됐다는 가수 홍경민.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헌혈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헌혈을 그렇게 많이 해 본 적도 없었고요. 진실한 마음으로 한 적도 거의 없네요. 특히 군대에서 한 헌혈은 자발적이기보다는 그냥 하라고 한 것이라서 헌혈했다고도 할 수 없고요. 그래도 헌혈하면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제가 한참 방황하던 시절 가출한 적이 있어요. 그때 너무 배가 고팠는데, 누가 헌혈하면 빵을 준다고 해서 헌혈을 했어요. 그런데 빵이 크기가 너무 작아서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헌혈 관련 콘서트에 온 만큼, 헌혈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포장할 법도 하지만 홍경민씨는 어떤 과장 됨도 없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는 겸손이다. 그는 예전에도 백혈병 환우 돕는 행사에 참여하는 등 누군가를 돕는 일에 늘 앞장서기 때문이다.

 

바둑을 통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기도


 
▲  믿음만 굳건히 지킨다면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홍경민씨는 말했다. 
ⓒ 백혈병환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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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의 겸손함과 배려심은 유별나다. 최근 KBS <불후의 명곡>에서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그.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언뜻언뜻 '진짜' 그를 엿볼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선곡을 가장 마지막에 한다는 점이다. 기자가 이에 관해 묻자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제가 뭘 배려하려고 해서가 아니랍니다. 부르고 싶은 노래가 모두 있기 마련인데, 겹치게 되면 제비뽑기를 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선배로서 후배하고 제비뽑기하는 것이 모양새가 빠지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폼 잡으려고 그런 거예요."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듯 민망한 표정을 짓는 홍경민씨. 이날 바둑을 두는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대기실에서 바둑을 두는 모습에서 진지함이 배어있었다.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또 다른 홍경민이었다.

 

"'바둑이 인생과 닮았다'라는 말을 하는데, 바둑을 두다 보니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저는 살기 위해 바둑을 둔답니다. 무슨 말이냐면, 나와 바둑을 두는 사람을 이기기 위해 쫓아가다 보면 결국 페이스에 말려서 제가 지더라고요. 하지만 내 집을 짓는 것에 더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바둑을 두면서 가수로서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다져가고 있다는 홍경민씨.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에서는 더욱 진지해지고 파워풀해지는 그는 이제 노래로 대중들과 공감을 공유해 가는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좀 더 힘주어 백혈병 환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꿈과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해요.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만 굳건히 지킨다면 이루는 것들을 모두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설혹 이루지 못하면 어떤가요? 또 다른 삶이 있으니까 그건 그것대로 즐기면 되는 거죠. 이제 추운 겨울이 오니까 마음 더 따뜻하게 보내시고요, 늘 파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