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자와 수혈자가 만난 겨울콘서트
연말 송년회하면 으레 술마시고 쓰러지는 왁자지껄한 자리를 떠올리기 마련이다.그러나 이곳에선 피와 생명을 나눠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특별한 밤을 보내고 있다.
쏠쏠한 재미와 웃음, 때론 눈물과 진한 감동이 어우러진 이곳은 바로 23일 저녁 8시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헌혈톡톡콘서트 현장.
무대 위에선 백혈병과 맞서 싸우며 살아가는 이운영 씨가 가수 뺨 치는 실력의 랩을 선보인다. 관객들도 흥에 겨워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친다.
인기방송인 김미화 씨가 넉살스런 입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오늘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려고 피아노 건반이랑 비슷한 의상을 입고 왔는데...분위가 나나?”
이윽고 수혈수기공모 금상수상자인 정유미 씨가 수기를 낭독하자 관객들의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모두 열 한분이 저의 엄마를 위해 마지막까지 따뜻한 마음을 나눠주셨습니다. 엄마와 우리가족이 받은 건 붉은 피 한 팩이 아니었다. 그 귀한 마음을 어떻게 단어 하나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국백혈병환우회가 마련한 이날 콘서트장에는 백혈병 환자 50여명과 헌혈자 2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는 “그동안 받기만 하고 고마움을 표현하지 못했다. 헌혈해 주신 분들을 모셔서 감사의 마음도 전하고 미래의 환우들을 위해 계속 헌혈 해주십사 부탁드리려고 자리를 마련했다”고 콘서트의 취지를 밝혔다.
헌혈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방송인 서단비와 2010 미스코리아들이 이끈 경품 퀴즈이벤트가 있었고, 가수 김보경의 라이브 무대도 즐거움과 감동을 줬다.
총 385차례의 헌혈로 국내에서 최고 헌혈왕으로 알려진 임종근 씨.
임 씨는 헌혈의 나눔을 적금에 비유한다. “하늘 나라에 적금을 붓는다는 마음으로 헌혈해왔다. 더 많은 분들이 헌혈하신다면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희망을 가질 것이다”라고.
수혈수기공모 금상 수상자이자 백혈병환우가족인 정유미 씨 역시 “그분들이 희망을 주셨듯이 저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삶을 살겠다”며 수상소감 대신 많은 사람들의 헌혈 참여를 독려했다.
출처 : http://www.kormedi.com/news/article/1199656_28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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